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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변에서 말들이 많았다. 아직 보지 않았느냐고. 정말 괜찮은 영화라고. 보면 좋을거라는둥 꼭 보라는둥. 3.5피트 정되 되는 커다란 팔랑귀를 가진 나지만 끌리지 않았다. 미셀 공드리기에. 아, 이 얼마나 단순명쾌한 대답인가, 미셀 공드리가 나한테 해를 입힌 것도 아닌데 말이다. <수면의 과학>을 볼 적에 나는 세상 종말이 와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.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기괴한 장면들에 바닥을 벅벅 긁고 싶을 정도로 적응을 못했다. 그래서 <이터널 선샤인>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. 내가 이해 못하는 어떤 미지의 세계를 떠올리며 수면용으로 잠깐만 보기로 마음 먹었다. 그런데 왠일인가. 정신 못차리고 빨려들어갔다. 미셀 공드리는 나같이 머리나쁜 사람들을 위해서 가끔은 배려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! <수면의 과학>에서 맺혔던 응어리는 사르르르 녹았다. 그가 친숙해졌고, 이해력이 안드로메다로 갔던 <수면의 과학>까지 얼핏 이해가 가려고 하지 않겠는가? 놀라웠다. 그에 대한 재발견도 잠자는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보게만든 그 흡입력도. 어쨌든 이 영화는 미셀 공드리를 새로보게 만든 영화다. <도쿄!> 갑자기 땡긴다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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